BLOG ARTICLE 2015/07/04 | 1 ARTICLE FOUND

  1. 2015.07.04 20150704 - 어쩌다 하나씩

새벽 네 시, 편의점

허우대가 멀쩡한 청년이 편의점 앞에서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고 두리번 거린다
너도 오늘 헤어졌구나
너는 젊고 허우대라도 멀쩡하지
입술 앞에까지 튀어 나왔던 말을 삼켰다
그 친구 옆에 주저 앉아 울어버렸다
계산대에 술병을 올렸다
마스크를 쓴 알바생이 반사적으로 디스에 손을 뻗길래
까멜을 달라고 했다
메르스에라도 걸려 버릴까
이름도 모르는 그녀와 나를 이어주던 실타래가 한 순간에 끊어졌다
어차피 오늘은 끊어진 날이다
모든 만남은 헤어져야 한다
허나, 그것이
모든 생에 끝이 있기 때문은 아니다
하여, 이별은 결코 끝이 아니다
허나, 오늘까지는
아니, 언제까지는
오늘의 이별을 끝으로 하자
그리고 살아가자
그래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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