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5/07/01 | 1 ARTICLE FOUND

  1. 2015.07.01 20150701 - 어쩌다 하나씩

해바라기

 

향기 없는 꽃이 교차로에서 냄새를 맡는다
꿈의 경계에서 헤어진
연인의 냄새를 찾아 나섰다
잘려나간 풀냄새를 따라 북쪽으로 걸었다
해바라기 모양의 간판을 단 선술집을 만났다
여주인이 테이블에 꽃안주를 내밀었다
- 당신, 해바라기 향기가 나네요
- 그게 제 이름인가요? 해바라기도 향기가 있나요?
여주인이 꽃술을 잔에 따랐다
- 향기 없는 꽃이 있나요?
- 저는 향기를 잃었어요
향기 없는 꽃이 술을 마셨다
- 제가 당신의 향기를 맡았으니 이제부터 당신은 저의 꽃이에요
- 아니오. 저는 다시 길을 떠나야만 해요
- 그렇다면 해를 따라 걸으세요
향기 없는 꽃은 해를 따라 걸었다
해바라기 향기에 대해서 생각했다
해가 그날의 마지막 빛을 길의 끝에 머금었다
그곳에서 여주인을 다시 만났다
웃고 있는 여인에게서 헤어진 연인의 냄새가 났다
해바라기 향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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