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5/05/13 | 2 ARTICLE FOUND

  1. 2015.05.13 20150513 - 어쩌다 하나씩
  2. 2015.05.13 20150513 - 요즘하는 생각

어쩌면 사랑


부엌에 난 작은 쪽창으로 담장 끝이 뜯어져 나간 자리가 보인다
그 뜯긴 틈으로 빛이 들어와 밥상 위에 올라 앉는다
햇살이 반찬이다

불을 끄고 나란히 누웠다


차가운 당신 발등에 따뜻한 내 발바닥을 비빈다
내 발이 당신 발을 사랑한다

너는 왜 태어났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너는 나를 위해서 태어났고
나는 너를 위해서 태어났다

내가 너를 사랑하고
네가 나를 사랑하듯이
사람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가끔은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 싶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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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당령으로 일 나간지 거의 두 달 째다. 4월 급여를 받고 나니 만취한 다음날의 허무처럼 사는 게 허무해졌다. 그러지 말아야지.

일은 재미있다. 10명이 한 팀이 되서 국유림에 나무 심고 약치고 풀 베고 열매를 딴다. 요즘은 접목한 소나무를 심고 있다.
모여서 일하다 보니 누구 보기 싫어서 일을 그만 두기도 하고 서로 견원지간이거나 모두가 마음에 안들어하는 동료도 있는듯 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그 영향력 안에 없다. 다행인건가.
아직은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라면서 체념할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나랑 동갑인 친구가 둘이다. 하나는 결혼해서 아이가 있고 하나는 미혼인데, 둘 다 또래 친구라고는 없는 시골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외롭다. 친구들이 더덕도 캐 주고 두릅도 따준다. 나도 그들에게 뭔가 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 집에 있던 잼을 줬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외롭다.는 보편적인 표현이고 이 친구들에게는 좀 더 자극적인 표현을 쓰고 싶다. 친구들은 정에 굶주렸다. 산골에서 오래 살고 산에서 오래 일했기 때문일까. 친구들의 마음은 눈빛이나 말투 몸의 표정에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알기 쉬워서 좋다. 나도 아내에게는 알기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알기 쉬운 사람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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