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4/11/28 | 1 ARTICLE FOUND

  1. 2014.11.28 20141127 - 이것저것

쉬워 보이는 길과 어려운 길이 있다. 쉬워 보이는 길을 선택하면 예상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어려운 길을 선택하면 예상했던 어려움과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계획된 인생을 원한다면 후자 쪽를 선택하겠지만 삶이란 계획이 소용 없는 것임을 안다면 양쪽 모두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나는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하려고 하나?

뭐든 내 힘으로 해보고 싶다. 집을 구하고 땅을 얻고 돈벌이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일까지, 모든것을 온전히 내 힘으로 해 보고 싶다.

어제 아침에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는데 기분이 안 좋았다. 껍데기부터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데 내 힘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얻을 수 있을까. 내 안의 무언가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귀찮을 때가 있는 법이다.

아직은 좀 더 애를 써보고 싶다.


집 구하러 강릉에 왔다. 고향 같은 곳이라 마음이 편하다. 아내도 나랑 같은 기분이면 좋겠는데, 그렇질 않다.

친구 내외랑 술을 마셨다. 내외가 다 친구다. 친구가 시나리오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제부터 시작이지만 일단은 발을 들였다. 기분이 좋다. 나도 12월 중에는 셋집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될 거다. 그러고나면 강릉에 발을 들이는 것이다. 그때부터 시작이다.

미래는 어차피 불확실한 것이니 막연한 기대를 갖고 불확실함을 즐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야구처럼 살아있는 동안의 시간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법이다.

끝 없이 추락하는 앨리베이터도 언젠가는 멈출 것이고 망망대해를 떠돌던 조각배도 계속 노를 젓다보면 어딘가에는 닿을 것이다. 그곳이 침몰한 후에 닿는 바닷속의 끝이라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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