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4/10/10 | 1 ARTICLE FOUND

  1. 2014.10.10 20141010 - 하루에 하나씩

바람


바람이 나를 민다
바람에 밀려 걷는다

휘청거리는 내가 싫어
방향을 바꾼다

세상만물에는 인력(引力)이라는 것이 있어
서로를 끌어당기는 것이 숙명이라는데

바람은 나를 밀어내기만 하고
나는 그런 바람이 야속하다

그리고 나는 당신을 생각한다

우리에게 인력이 머물던 시절에
나는 바람이 되고 싶어 했고
당신은 나무가 되고 싶어 했다

바람은 그 시절의 나처럼 
나를 모질게 밀어낸다

바람, 하고 불러도
바람아, 하고 달래도
바람이여, 라며 애원해도

그것은 대꾸도 없이 나를 때리고
나는 여전히 당신의 원망을 이해할 수 없다

바람이 강하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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