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4/10/06 | 1 ARTICLE FOUND

  1. 2014.10.06 20141006 - 하루에 하나씩

억새밭


단풍이 유행처럼 번지는 계절
숲길을 걷는다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기만 한 오후
한 사내가 억새밭에 들어앉아 울고 있다

햇살을 맞은 억새들은 은빛으로 울고
그 한 가운데 사내의 눈가도 반짝거린다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주저앉아 덩달아 울고 있는

나를 깨달았다

눈물도 유행처럼 번지는가
혹여, 저 사내가 내가 아닌가 생각하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사내는 그림자도 없고
노을아래 억새만
붉게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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