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4/10/04 | 1 ARTICLE FOUND

  1. 2014.10.04 20141004 - 하루에 하나씩

악몽 2


소녀와 나는 어느 방에 갇혔지
우리는 번갈아 노래를 불렀지
텅빈 변기에 머리를 집어 넣고 노래를 불렀지
이유도 모른채 노래를 불렀지
목청이 터져라 노래를 불렀지
소녀의 아름다운 노래가 끝나면 내가 이어 받았지
우리는 언제 끝내야 하는지 모를 노래를 불렀지

어느날 나는 생각했지
어째서 계속 노래를 부르는가
우리의 노래가 끊기면 어떻게 되는걸까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소녀의 얼굴이 보고 싶다
나는 소녀를 구해주러 온 영웅일지도 몰라

그날 소녀의 노래가 끝나고 나는 노래를 이어가지 않았지
나는 불안에 떨고 있는 소녀의 얼굴을 보았지
나와 똑같이 생긴 소녀를 보았지
우리의 노래가 멈춘 변기에서는 우리가 불렀던 노래가 흘러 나왔지
노래와 함께 귀가 없고 입만 달린 괴물들이 튀어나왔지
나랑 똑같이 생긴 괴물들이 튀어나왔지
우리는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지
그곳은 또 다른 방이었지
우리랑 같은 얼굴을 한 괴물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지

나는 이제 궁금한 것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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