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합


느슨해진 나사를 죄듯이
드라이버로 관자놀이를 조였다
삐걱삐걱 쓰걱쓰걱
기름칠을 해가며 머리를 조였다
머릿속에 가득한 당신 생각을 쥐어짰다
눈물이 피고름이
눈으로 귀로 코로 입으로 흘러나왔다
아프다
시원하다
아프다



너를 다 쏟아낼 때까지
나사 대가리가 뭉개질 때까지
머리가 반토막이 될 때까지
손에 힘을 꽉 주고 관자놀이를 조였다
그리고나서
귀를 접고 못을 박았다
눈코입을 순서대로 꿰맸다
항상 당신을 향하는 팔다리를 순간접착제를 써서 몸에 붙였다
너는 대못과 망치를 들고 내게로 오는 중이다
너로 내 상처를 봉합하던 시절이 가고
지금부터 너도 자유 나도 자유다


- > 마지막이 별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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