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7 - 기록

그때그때 2014. 2. 27. 15:06

아홉시, 눈을 떴다. 안경을 쓰고 잠들었네. 어제 뭣한다고 그렇게 마셔댔을까. 우리는 늦도록 마시고 노래도 불렀지. 숙취가 있다. 열시엔 집을 떠나야 한다. 양치질만 하고 짐을 챙겨 집을 나온다. 아버지가 너무 무리해서 일하지 말라고 하신다. 그럴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652타고 화곡역으로 화곡역에서 송정역으로 송정역에서 3000번을 고촌에서 22번을 양곡터미널에서 60-3번을 탔다.
대곶으로 가는 길에 60-3번 버스가 빠르게 달린다. 버스안에서 안내방송이 나온다. 운전기사님 과속하지 마세요. 몇 번을 반복해도 버스의 속도는 줄어들지 않는다. 운전기사 과속하고 있잖아.로 멘트가 바뀐다. 운전기사는 기계를 무시하고 쭉 달린다. 정류장에 누군가 내린 덕분에 버스안이 조용해졌다. 승객이 나 혼자였군.
대곶에서 택시를 타고 초지로 왔다. 초지에서 짐을 챙겨서 온수리로 왔다. 마침 온수리로 가려고 하던 주인집 아저씨 친구분이 태워주셨다. 벤츠를 탔다. 안전띠를 하니까 자동으로 지긋이 조였다가 살짝 풀어준다. 고장나면 계속 조이기만 하겠구나. 온수리에서 스파게티 재료를 구입하고 700번에 올라타서 강화터미널로 왔다. 터미널에서 생도너츠와 방진마스크를 샀다. 터미널 상가에서 승차 대기실로 가는 중간에 왼쪽 화살표 + 화장실 표지가 새로 생겼다. 어서 오십시오의 어서 위에 붙어있다. 그래서 화장실 오십시오가 됐다. 센스 있는 사람이 붙였군. 

31번을 타고 외포리에 왔다. 외포리 중국집에 들렀다. 이제 막 점심 피크 타임이 끝난 참이다. 짬뽕을 만든 요리사는 점심밥을 먹고 나는 그 옆에 앉아서 짬뽕을 먹었다. 함께 바둑티비를 보면서 먹었다. 숙취가 가셨다.
외포리에 황사가 심하다. 내가 세상에서 싫어하는 몇 가지 중에 하나가 황사다. 영동지방에 살지 않는한 평생을 함께 하겠구나. 얼마전에 영동지방에는 큰 눈이 내렸다. 하와이에서 살아야 할까. 하와이는 이름이 좋다. 하와이 하와이 하와이.하고 부르면 기분이 괜춘하다. 펀치드렁크 러브 아담 샌들러의 양복을 한 벌 사서 하와이에 놀러갈 궁리를 해본다.
여객터미널에 동네 어른들이 많다. js형 어머니가 나를 무척 반가워하셨다. 어제만 해도 인적이라곤 없는 산 속에서 살까.생각했었는데 동네분들 얼굴을 보니 올 한해도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멀리 볼음도에서 나오는 배가 보인다. 멀리서 내 모습이 보이면 꼬리를 팔랑팔랑 흔들어 댈 포비를 생각해 본다.

배 기다리면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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