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생겼다. 동생이 줬다. 명의는 그대로 두고 보험만 가족보험으로 바꿨다. 내 명의로 승용차를 소유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잘됐다. 동생 회사에서 영업을 하는 동생에게 렌트카를 준 덕분이다. 차가 생기니까 탈 일이 많이 생겼다. 지난주에는 새벽에 출근한 날이 많아서 자전거 출퇴근은 하루만 하고 나머지는 차로 출퇴근했다. 지난 금요일은 연휴의 시작이라 일찍 끝났다. 오전에 비가 내리고 난 후라 오후 햇살이 무척 좋았다. 아내의 요청으로 강화 해안도로를 달렸다. 갯벌이 좋은 빛을 받고 반짝 거렸다. 강화도는 좋은곳이구나. 생각했다. 1박 2일로 볼음도에 다녀왔다. 자동차가 있으니까 새벽부터 나가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는 고생 없이 외포리까지 쉽게 갈 수 있었다. 자동차는 이렇게 편리하지만 너무 익숙해지지 말아야지. 생각한다.

 

 결혼 후 첫 명절이었다. 나야 우리집에 가는 것이니까 크게 신경 안 쓰지만 아내는 여러가지로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무사히 첫 명절을 났다. 자동차가 있으니까 15분 걸어나가서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렸다가 지하철을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신월동 집에 가는 대신 40분 만에 한 방에 갔다. 편리하지만 익숙해지지 말아야지와 비슷한 맥락으로 돈도 있으니까(많이 있는 건 아니다.) 자꾸 쓸 일이 생긴다. 광주에서 종자기능사 실기시험, 명절에 엄마에게 차롓상 준비비용 드리기, 내 생일에 장인어른과 식사(개포동의 송백 횟집, 정말 맛있었다. 원츄!!), 힘든 공장일에 지친 내 몸을 위해서 박카스와 술과 담배 구입, 만두도 사먹었고, 통닭도 두 번 사 먹었다. 주로 먹는 일에 돈을 쓰고 있다. 그 외에 영일군이 자동차 엔진오일 갈아주고 브레이크 라이닝도 새걸로 바꿔줬다. 원가보다 덜 받았을 수도 있는데(떙큐 ^^;), 여튼 그것도 돈이 든다. 버는 동안은 쿨하게 쓰는 것도 괜찮겠지. 생각한다. 

 

 공장에서 3일부터 출근하라고 했는데, 일이 있다고 하고 출근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볼음도에 갈 수 있었다. 직장에서 하루 더 버는 것 보다는 나와 지후의 미래가 아주아주 많이 중요하다. 볼음도에서는 망둥이 낚시, 소라 채집, 게 잡기 등을 했다. 앞으로 생활이 될 것이기 때문에 어디 체험 온 사람들마냥 신나게 하지는 않았다. 망둥어랑 황복 회, 그 둘을 말려서 찐 것 등을 얻어 먹었다. 올해는 정말 진기한 것을 많이 먹는다. 이번에 볼음도에 간 것은 내년에 살게 될 집 구경을 아내와 함께 하고 앞으로 어떻게 집수선 및 정리를 할까.를 구상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다른 손님들도 오시는 바람에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아내가 동네분들을 많이 만났고, 앞으로 볼음도에서 잘 살아보겠다는 우리 부부의 결심을 동네 어른들이 확실히 알게 됐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1박이었다. 오늘은 출입통제 구역에 들어가서 소라 채집, 게 잡기를 했는데 - 볼음도는 북한이랑 가까워서 군인들도 많고 갯살림을 통제하는 구역도 있다. - 풍경이 아름다웠다. 파릿파릿한 하늘도 아니고 구름도 흐리멍덩한데, 그 반영이 물이 빠진 바다에 흐리멍덩하게 비쳤다. 약간 티티카카 같은 느낌이 났다. 다음에 또 가면 더 잘 찍어보고 싶다. 결국 훈련중인 군인들에게 들켜서 쫒겨나듯 뻘에서 나왔다.

 

 앞으로 생활이 되겠지. 농사와 갯살림이 내 생활이 되겠지.

 

 '캄피오네'란 애니랑 라이트 노벨이 있는데, 둘 다 재미있다. 능력자를 다룬 이야기인데, 소재가 신선하다. 여전히 신선한 소재의 능력자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랍다.

 

 짤방은 볕 좋은날 강화 해안도로에서 찍은 것과 오늘 볼음도에서 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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