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에 가서 감자 고로케라고 적힌 걸 하나 사 먹었다. 한 입 물었는데, 감자가 안 씹히고 게맛살이 씹혔다. 아무 의미 없는 걸 먹었다는 문장이 머릿속을 관통했다.
 의미 없는 걸 먹는다는 건 뭘까?
 배가 고파서 찬밥에 물 말아서 한 끼를 떼우는 것? 돈 주고 뭘 사 먹었는데 내가 원한 맛이 아닐때? 아무거나 먹자고 해서 아무데나 들어가서 대충 시켜 먹었는데, 맛이 없을 때?
 끼니를 떼우기 위해서 간장에 비벼먹는 밥도 누군가와 함께라면 의미가 있다. 살면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 연애할 때, 애인이 끓여준 짜장라면인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먹는 것의 의미에 돈이 개입한다. 개인이 생각하는 값어치를 못했을 때, 의미 없는 걸 먹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돈이 의미 있는 것인가? 의미 있는 것이다.  
 나는 감자전을 좋아한다. 감자전 맛은 반죽에 밀가루만 섞지 않으면 거기서 거기다. 다 맛있다. 감자전을 먹고는 의미 없는 걸 먹었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해봤다. 
 어느 가게에 들어가서 근처 다른 가게는 세 장에 만 원인 감자전을 한 장에 만 원 주고 사 먹었다면 화가 날거다. 화가 난다는 것도 의미이므로 돈은 의미가 있다.
 한 청년이 길을 걸으며 싸구려 크림빵이랑 200미리 우유를 급하게 먹고 있다. 그걸 바라보는 나에게 그가 먹는 행위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지만 그 청년은 그저 세상에 화가 난 상태일지도 모른다.
 정말 의미 없는 걸 먹는다는 건 무엇일까? ​
 아무런 희망도 없이 꾸역꾸역 살아가는 삶 속에서 배고픔을 참지 못해서 오직 홀로 뭔가를 먹는 것이 아닐까?
 내가 원했던 맛은 아니었지만 게맛살 고로케도 그렇게 의미없진 않았다.
 나에겐 당신이 있으므로.
 의미 없는 걸 먹었다로 쓰려고 했는데 의미 없이 먹는 것에 대해서 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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