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다녀왔다.

공항을 만들 계획이 있다고 하고 요즘 텔레비에 자주 나온다고 한다. 앞으로 사람들이 더 많이 찾을 가능성이 높다. 여객선을 타는 항구는 저동항 도동항 사동항 이렇게 세 개인데 도동은 읍내 메인스트리트와 이어지는 오래된 항구이고 저동은 낚시배들이 많이 보이는 항구다. 사동은 새로 조성했고 계속 키워갈 여객 항구다. 대형 개발 광풍은 없었던지 읍내 메인 거리는 차도가 좁았다. 관광객들이 많기 때문인지 주차할 곳이 부족했다. 쉽게 말하면 비좁고 빽빽한 이미지다. 순수한 관광객 입장에서는 자연산 딱지가 붙은 회 먹고 독도 한 번 다녀오고 호박엿 기념품 사고나면 긴 뱃시간과 비싼 물가 등 불편했던 이미지 때문에 별로 다시 오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인지 지금 개발 중인 사동항 근처는 쾌적하고 넒게 조성중이란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되면 여느 바닷가 관광지(제주도나 강릉)처럼 예쁜 펜션과 특정한 식당들이 들어설 것이고 바다가 워낙 깨끗하기 때문에 다시 오고 싶은 곳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관광 개발이란 게 지방선거 공약집처럼 너무 뻔한 스트럭쳐지만 사람들은 그걸 좋아하고 누군가는 체념한다.

성인봉에 다녀왔다. 월요일, 화요일에 산 정상을 찍고 목요일에 또 산 정상을 찍으려니 조금 힘들었다. 그렇지만 예뻤다. 너도밤나무 군락이 삼나무 군락이 우산고로쇠 나무가 예뻤다. 강원도 산에 없는 나무들을 봐서 신선하고 좋았다. 나리분지 근처에 천연기념물 원시림이 있지만(여기도 엄청 예쁨) 상부 쪽 숲속은 참으로 원시림이라고 부를만 했다.

독도는 가지 않았다. 줄 서서 배를 타고 운이 좋으면 줄 서서 잠깐 내렸다가 사진 찍고 줄 서서 돌아온다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마케팅 관광이다. - 독도 가는 배 타는 항구에는 태극기가 많이 나풀거렸다. - 사람들은 그걸 좋아하고 나같은 누군가는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이름없는 바닷가에 발을 담갔다. 너무 깨끗한 물, 육지랑 멀리 떨어진 물, 태평양에 가까운 물, 기분이 좋았다. 이 기분 좋음이 우리땅을 밟아 보겠다고 독도 가서 기분 좋은 사람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좀 우습다.

아무튼 울릉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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