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아름다운 나라에 도착하면 늘 생각해.
이곳의 장례 전통은 어떠한가.
무덤 속 머리는 동서남북 중 어디를 향하나.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 나를 기꺼이 맞이해준다면.
실례가 안 된다면 여기서 죽어도 될까요?
물어봐도 화들짝 놀라지 않고
열쇠와 필기구를 말없이 건네준다면.
객사의 원래 뜻은 손님으로 죽는 것.
가장 멀리 뻗은 길 따라 몸을 누이고
그때 밤하늘에 뜬 삐뚤빼뚤한 별자리 하나를
삐뚤빼뚤한 내 영혼에 딱 맞는 관으로 삼는 거지.
낯설고 아름다운 나라에 도착하면 늘 생각해.
사람이 죽으면 다시 태어날 수 있는가.
얼마나 좋을까?
죽는 곳은 여럿이어도
태어나는 곳은 하나라면.
같은 세계에서 같은 사람들이랑
부디 단 한 번이라도
삶이 고단하지 않을 때까지
죽음이 서럽지 않을 때까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 책은 안 읽고 뒤표지만 들여다보고 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