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점심 손님이 다 빠져 나간 식당
아구찜을 시킨다
늘어진 콩나물과 아구
나른한 나와 친구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꾸벅꾸벅 조는 주인장
파리와 선풍기의 궁합
고춧가루 붉게 타오르는 미더덕이
입안에서 뜨겁게 터지고
지 혼자만 냉정한 소주병
잠든 주인 머리맡에 꾸깃한 사 만 칠 천원을 곱게 펴두고 거리로 나선다
아구와 나 친구와 소주
폭염속에 생이 무르익는
8월의 오후 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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