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리터

트럭 뒷바퀴 뒤에
몸을 쭉 뻗고 누운 고양이
굳은 몸을 접어서 비닐 봉지에 담는다
한 겹으론 찜찜해서 비닐 봉지 한 장을 더 쓰고
20리터 쓰레기 봉투에 담는다
평생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며 살았으나
그 삶이 쓰레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평온한 모습이니 생이 다하여 죽었겠으나
겨울 다 보내고 입춘도 지나
생명을 피우는 봄비 내리는 우숫날에
560원 짜리 쓰레기 봉투에 담긴 한 시절
나의 봄이 너의 죽음이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