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후 여인숙

 

남극과 지척인
아르헨티나 남쪽 끝
빠따고니아 깔라빠떼
쎈 발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에
당신 이름을 딴 여인숙을 하고 싶다
세상 끝을 찾아온 손님들과
밤새 노래 부르고 술 마시고
흥청망청 서로의 치욕을 털어놓고
다음날 아무이 없었다는 듯
눈인사를 하고 싶다
어차피 세상은 끝으로 가고 있으니
세상이 진짜로 끝나더라도
우리는 세상 끝에서 끝날 것이고
그저 그걸로 좋으면 좋겠다
사랑이란 말로는 당신을 더 사랑할 수 없어서
당신 이름을 딴 영업집에서
싸랑하고 싸랑하면서 살고 싶다
우리가 있는 곳이 세상의 끝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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