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강릉인데, 제천 시내의 작은 외과병원 입원실에서 적는다.

 15일 째 지속되던 종기를 째냈다. 아픈 건 견딜만한데 무통주사 땜에 불편하다. 주사 때문에 덜 아픈거니까 둘이 비긴걸로 하자. 2주 전에 ys누나가 째 준다고 할 때 부끄러워 말고 말 들었으면 지금쯤 청풍호반에서 공연 보고 있겠다. 하긴 그때는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수술대에 엎드려서 하반신(?) 마취를 하고 팔을 찌른 주사 한 방에 잠들었다. 인간의 육체는 이렇게나 유약하다.

 나를 보살피느라 지후가 고생이다.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다. 기쁘다. 나도 지후에게 그래야할텐데. 물론 내 사랑을 의심하는 건 아니다.
 
 강릉이 고향도 아니고 그저 지금 사는 집이 있을 뿐인데 입원을 하더라도 홈그라운드에서 했으면 좋았을텐데, 생각한다. 그래서 약간 불편한 마음이 있다.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종기가 사라졌다. 아내가 옆에 있다. 걱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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