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회


옛 연인을 만났다
여관방에 마주 앉았다

오랜만이네
응, 그러네

당신은 물회 앞에서 울고
나는 당신 앞에서 오징어를 씹는다

맛이 추억처럼 비리다

언제였을까

가장 좋았던 시절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을
침묵마저도 아는 새벽이다

뱃속의 나비가 날갯짓을 하고
비릿한 슬픔이 나를 감싼다

나를 안고 울다 잠든 당신을 안고
나도 눈물 속에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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