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쇠락한 온천 관광지

곧 허물어질 듯한 모텔방

열쇠를 건네는 여주인의 몰락한 손

오래된 테레비와 둥근 얼룩이 묻은 이불

자다가 깨어나 손님을 맞이하는 식당 주인

문 닫은 놀이공원의 회전목마

빛이 바랜 만국기

길바닥에 흩날리는 옛 전단지

불이 켜지지 않는 가요주점 간판

당신 입에서 흘러나오는 그때의 노래

오늘은 내 생일

그리고 우리의 마지막 날

53도 씨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이대로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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