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눈을 떴다
머리 위로 선풍기 소리
창 밖에선 매미 울음 소리
다리 끝에선 아내가 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눈앞에 이불 밖으로 나온 아내 발이 보인다
더워서 밤새 뒤척이다 결국 거꾸로 누웠나 보다
두 발을 곱게 포개고 잠들었다
희고 작다
발등에 주름이 늘었다
나와 다른 길을 걸어온 시간이 많은 발
함께 걸은 시간이 따로 걸은 시간보다 많아질 발
못된 나를 참아주는 발
못난 나를 사랑하는 발
손으로 살짝 붙잡고 쓰다듬었다
고슴도치가 몸을 웅크리듯
거북이가 껍질 안에 들어가듯
잽싸게 이불 안으로 들어가는 발
나랑 같은 굳은살이 박힐 발
날 신고 어디든 가도 좋은 발
내가 사랑하는 발

-> 2안


 

새벽에 눈을 떴다
머리 위로 선풍기 소리
창 밖에선 매미 울음 소리
다리 끝에선 아내가 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눈앞에 이불 밖으로 나온 아내 발이 보인다
더워서 밤새 뒤척이다 결국 거꾸로 누웠나 보다
두 발을 곱게 포개고 잠들었다
희고 작다
발등에 주름이 늘었다
나와 다른 길을 걸어온 시간이 많은 발
함께 걸은 시간이 따로 걸은 시간보다 많아질 발
못된 나를 참아주는 발
못난 나를 사랑하는 발
손으로 살짝 붙잡고 쓰다듬었다
놀란 거북이가 껍질 안에 숨듯
잽싸게 이불 안으로 들어가는 발
나랑 같은 굳은살이 박힐 발
함께 어디를 가도 좋은 발
내가 사랑하는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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