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를 먹다

엄마 생각이 나면
바닷가에 가서 복숭아를 먹는다
복숭아 태몽을 꾼 엄마
물놀이를 마친 내게 복숭아를 건넸던 엄마
크게 한 입 깨물면 물큰 흐르는 과즙이 엄마 젖인 것 같다
사슴벌레가 복숭아 먹듯
나는 엄마를 먹고 자랐다
벌레 먹은 복숭아가 못쓰게 되듯이
엄마는 병들었다
복숭아는 흐르는 과일
흐르는 것은 눈물
엄마가 흘러간 삶을 따라 눈물이 흐른다
먼 데 있는 엄마
보고 싶은 엄마
자꾸 생각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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